Welcome Back

오랜만이라 더 설레는

 



미시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1년 넘게 캘리포니아에 지낸 이후,
2012년 한 학기동안 조지아로 교환학생을 갔었다.
미국이 낯설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낯선 상태에서, 고민도 걱정도 많았던 것 같다.
(보통 쓸 데 없는 걱정이었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물론 아쉬웠고,
미국에서 다시 사는 것 자체가 기대되면서도 두려웠던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지아는 굉장히 따뜻했다.
소울 넘치던 룸메이트들, 교환학생 친구들과 아직도 연락할 정도로 좋은 추억이 많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하면서도 미국에 다시 가는 상상을 항상 해왔다.
미국에서 지낸 시간 자체는 적은데도, 이상하게 언젠가는 돌아가야할 것만 같았다.
휴가 때라도 가고 싶었으나 항상 미뤄지기만 했고, 
어느새 미국이 점점 더 낯설어지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속상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지은이와의 뉴욕 여행은 더 설렜다.
덴마크에서 항상 덴마크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의 불편함을 느끼며,
언어의 중요함과 답답함을 동시에 느꼈는데.
(그런데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으로, 거의 5년 만에 간다니.)



뉴욕행 비행기에서 외국인을 위한 입국신고서를 나눠주는데,
아무 의심없이 잠들어있던 내 손에 종이를 쥐어주는 승무원.
나는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지만, 누군가(거의 대부분)에게는 그저 외국인으로 보이는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U.S Citizen에 줄을 섰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국심사를 하러 가는 길.
(나 조차도 낯선 미국 여권을 들고)


심사관이 나를 보고는

"스..스웨덴 아니 덴마크 말고 다른 국가 또 들렀어?"
라고 묻는다.


"아니. 덴마크에만 2주 있었어."


"오 혼자?"


"아니, 저기 내 친구랑."


"Cool. Welcome back."



   'Welcome'이라는 단어 자체로도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데,
거기에 "Back"까지 붙였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한꺼번에 섞여서 뭉클하다.
미국에 다시 돌아왔다는 설렘과 안도감, 환영 받는 듯한 따뜻함.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여권이 아니라면 그저 낯선 사람으로 여겨졌을 것에 대한 복잡한 마음.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싶다. 이러나 저러나 좋다.
참 오래도 걸렸지만, Welcome Back이다.





Day 14 In Denmark. + Day 1 In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