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히 기억나.
꼬깃 꼬깃 접힌 종이를 들고
너의 글을, 너의 생각을
차분히 읽어내려가던 모습.'
영감이 되는 그에게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그를 담아 다시 전해주고 싶었다.
이런 방법으로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걸,
그리고 연결되어 있다는 걸.
그녀의 입을 떠나는 순간
공기에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단순한 단어들의 나열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그 의미가
글자 하나하나에
진하게 담기는 손편지를 좋아했다.
그런데,
분명 너와 내가 적혀있었는데.
너는 흐릿해졌다.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이유가 어쨋든
감정의 농도가 옅어져서
물리적인 공간에,
시간에 져버렸다.
그 어떤 것도
핑계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