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Time

오래된 영화를
영화관에서 다시 보는 걸 좋아한다.
(보통 작은 영화관일 경우가 많은데)







귀찮을 수도 있는 그 발걸음을 해내는
몇 안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면으로 보는 영상의 느낌은 분명히 다르다.





겨울의 끝자락에 어울리는 영화.
지난주 짬을 내서 보길 잘했지.
하마터면 못 볼 뻔 했다.









미처 다 전하지 못한 진심과
너무 늦게 도착해버린 마음.







돌고 돌아 나중에야 알게 돼서
가슴 한편이 아려오기도 하고.
혹은 남겨진 기억들로나마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가 서툴게 사랑하고
또 온전히 이별하는 방법.








많은 계절이 지났고
수많은 시간이 흘렀고,
많은 것을 얻기도 잃기도 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살면서 이렇게 아픈 적이 있었나?
응급실을 떠올리게 한- 긴 하루가 지나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오늘.
그렇게 되려 정신도 맑아진 것 같다.







물 한 모금조차 다 게워내며
바닥에 힘없이 쓰러지는 스스로를 보며.
너무 나약한 인간의 몸에 놀라기도,
뭔가 깊게 깨닫기도 했다.
역시 당연한 건 없어.








그렇게 마음속 응어리까지 비워낸 느낌.
'건강이 최고지’를 되뇌며
씩씩하게 다시 또 일어서야 하는 시간.






결국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준 건
다름 아닌 나 스스로 아닐까 싶었다.